사진으로 자잘한 거 만들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들 알겠지만 스냅스가 사이트가 편리하게 되어있다. (100% 내돈내산)
올해 만든 아이템은
1. 달력
2. 키링
3. 포토카드
1. 달력
달력.. 을 그냥 사면 되지 왜 만드냐고 생각했었지만 다들 만든다길래 한 번 해봤다. 만들고 나서 1+1 행사를 바로 해버려서 속이 좀 쓰렸지만 달력 퀄리티는 좋았다. 사진을 넣고 간단한 조정만 해주면 달력이 제작되어 배송된다.
지금까지 탁상용 달력을 구매해 본 적은 없고 판촉용 제품이 있으면 쓰고 이런 식으로 살다 보니 스냅스 제작 제품에 대해서도 큰 기대가 없었는데, 제품의 질이 꽤 괜찮다. 종이도 두툼하고 인쇄된 사진도 선명하게 나와서 내 얼굴이 들어간 제품이 있는 게 좀 부담스러울 정도.. 핸드폰 사진과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모두 사용해 보았는데, 핸드폰 사진도 크게 화질의 깨짐 없이 잘 나온다.
근데 보통 사람들은 자기 얼굴 들어간 달력 쓸 일은 잘 없을 것 같고 난 군대에 보내려고 만든 건데 대한민국 군대가 얼마나 열악한지 모르겠으나 책상도 자기 책상이 없다고 했다. 이것도 부대마다 다 다르겠지만... 그러니깐 달력을 보내도 일정용으로 쓰긴 어렵고 그냥 관물대용이 되어 버렸다. 어지간하면 안 만드는 게 좋을 것 같다. 요즘은 코비드19 때문에 휴가나 면회, 외박 등도 보통은 자유롭지 않은 부대가 많으니 일정을 관리할 일도 없을 것 같고..
스냅스에 크기가 세 가지 있는데 난 중간 사이즈를 골랐다. 받아보니까 중간 사이즈도 일반적인 판촉용 사이즈보단 작은 편이다. 아마 큰 사이즈를 하면 군대에서는 부담스러울 것 같고(얼굴이 그만큼 커지니까요) 중간 사이즈는 적당, 작은 사이즈는 그냥 정말 미니용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사실 얼굴 들어간 게 좀 부담스러운 것 같지만 군인일 때만 만들어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제작했는데, 생활관에서 혼자 이런 거 받았다고 해서 나이도 많은데 유난인 것 같아서 민망했다.
검색하면 다들 기본으로 하는 것처럼 나와있어서 우리애 기죽일 순 없지 이런 마음으로 만들었는데 ㅋㅋㅋ 아무래도 열심히 하는 사람들만 눈에 띄는 세상이다 보니 그런 것 같고 보통의 커플들은 굳~~이 싶음. 애들도 훈련소에서는 실물 사진 보는 애들 있는데 자대에서는 굳이 그러는 애들 없다고 하고.
2. 키링
키링은 그냥 행사로 제작비가 무료일 때 택배비만 내면 된다고 해서 얼굴 넣어서 만들어봤다. 이것도 귀엽긴 했는데 '내 얼굴 있는 제품'들의 특성상 들고 다니면서 내 얼굴에 흠집 날 거 생각하면 좀 찜찜하다. 강아지나 고양이 키우면 강아지나 고양이로 만들면 귀여울 것 같다. 이거는 받아보니까 귀엽지만 좀 오바인 것 같아서 택배로는 안 보냈다. 사실 처음에는 군번줄에 같이 달면 귀엽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군번줄은 들고 다니는 게 아니라고 하고 내가 생각해도 달력만 해도 과한 것 같아서... 아기 키우면 아기 얼굴로 만들면 귀여울 것 같다. 그냥 연예인도 아닌 성인 얼굴로 제품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약간 일반적인 일이 아니다 보니 괜히 부끄러운 느낌이 드는 것 같다. 근데 귀엽기는 해서 차키 옆에 달아놓거나 필통이나 파우치에 살짝 달아서 내 물건 표시하고 할 때 쓰면 좋을 것 같기도 하고. 근데 내 얼굴/ 애인 얼굴이 있는 키링을 그렇게 물건에 달고 다니면 약간... 유치해 보이거나 자의식 과잉처럼 보이지 않겠나. 그래서 덕질하는 사람이 아닌 일반인들은 조금.. 만들 일이 있을까 싶네요. 스냅스 추천후기라고 시작했는데 계속 '품질은 좋은데 이게 좀... 쓰기가... ' 이런 글을 쓰고 있다.
3. 포토카드
옛날 전화카드만한 크기인데 앞뒤로 다른 사진을 넣어서 출력할 수 있다. 인화지에 사진 출력된 거하고 다르게 조금 코팅된 듯한 종이에 사진이 나오는 건데, 4*6 사이즈로 뽑는 사진은 사진 크기가 크고 그래서 셀카 같은 거나 얼굴이 크게 나온 폰사진을 뽑기 좀 부담스러울 수 있잖나? 이럴 때 폰 사진을 뽑아서 간직하는 용도로 좋은 듯하다. 사실 연예인 덕질하는데 쓰라고 나온 건데 내가 뽑은 듯.. 아무튼 이걸 골라서 만들었는데 꽤나 귀여움. 반응도 이게 제일 좋았다. 함정은 요즘 사진 아니고 이벤트로 넣은 옛날 사진 보고 젤 좋다고 함. 나는 이제 사진 속의 걔가 아닌디... ㅋㅋㅋ
이걸 만들 때 꿀팁은 컴퓨터로 만들면 속터진다. 스냅스 휴대폰 어플이 있는데 다른 건 몰라도 포토카드는 꼭 어플로 만들어야 편하다. 어플로는 사진도 그냥 앨범에서 골라 넣고 빼고 하는 게 편한데 컴퓨터는 뭔가 좀 복잡하게 되어 있었다. 조정도 쉽지 않고.
아무튼 이건 좀 귀여워서, 결혼준비하거나 이런 사람들은 사진 많이 찍는 것 같던데 그럴 때 투어 다닐 때 찍은 사진 같은 거 추억으로 ㅋㅋㅋ 이걸로 뽑아서 쫘라락 보면 좋을 듯. 그런 사진을 큰 크기로 뽑긴 좀 그런데 조그맣게 뽑는 것은 나름 귀여운 것 같아서. 앞뒤로 사진이 다르다 보니 앞에선 멋있는 척을 하고 있는데 뒤에선 장난꾸러기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거나 하는 사진을 세트로 붙일 수 있어서 나름 아기자기한 맛이 있었다.
재미있는 상품들이 많이 생겼다. 세상이 진짜 많이 변한 듯하다. 내가 학교 다닐 때는 잡지에서 얼굴 오려 붙여서 콜라주식으로 하드보드지 필통에 붙여서 꾸미는 게 국룰(?)이었는데. 좀 더 하는 애들은 팬픽 쓰고 잡지 가져와서 스크랩해놓는 정도였지. 중학교 때 무슨 일본에 쟈니스를 좋아하는 애가 있었는데 잡지를 다 어떻게 가져왔는지 모를만큼 책상 여섯개 붙인 것에 널어놓고 한장에 얼마 정도 한다면서 자랑하던 애가 생각난다. 걔가 좋아하던 애가 이름이 노니였나 나니였나 그랬는데 검색해도 안 나오네.. 이런 이름이 아닌가보다. 왠지 하드보드지에 전화카드 이런 소리 하니까 되게 나이든 사람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