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담긴 사진 정리
학교 계정으로 구글 드라이브를 이용하고 있었는데, 뭐 이런저런 요금 정책의 변화로 드라이브를 정리해야 한다고 해서 부랴부랴 아이클라우드로 온갖 사진을 다 다운받았다. 원래 50g 정기결제를 하고 있었는데, 다운받고 나서도 용량이 좀 남고 해서 아까운 생각이 들고 하길래 이제 클라우드 서비스를 그만 이용할까 싶어서 사진 정리를 시작했다.
스마트폰 이전의 핸드폰들은 사진 화질이 좋지도 않아서, 두고두고 볼 만큼 가치있을 것 같지도 않고... 10여년 전에 왜 찍었지 싶은 것들도 있다. 그때는 아마 사진을 찍고 싶었나 보지.
예를 들면 아래의 산세베리아는 대학교 1~2학년 때 키우던 것이다. 그리고 타이머는 내가 고등학교 시절 애용했던 타이머. 네 가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유용한 타이머였는데, 요즘은 찾아보니 저런 건 또 없더라구..참 좋아했었는데 동생한테 주고 나서 동생이 분실했나 부러트렸나 그랬다. 지금 봐도 색조합이 마음에 든다. 사진을 보면 산세베리아가 순서대로 커지는데.. 이걸 아마 기뻐서 찍어두었나 보다. 이름까지 sann이라고 붙이면서 예뻐했었다. 너무 감당불가로 커져서 집에 큰 화분에 함께 심은 다음에는 정말 쭉쭉쭉 자랐다. 그 당시에 유행했던 식물인데 요즘은 사람들이 산세베리아를 덜 키우는 것 같다.
이제 이런 것들은 좀 지우려고 한다. 지금은 내게 큰 의미가 없는 사진들이니까.
눈이 왔다고 눈이 쌓였다고 사진을 찍었던 앞집 기와. 기와뷰 집이었네...
이 기와 위로 가끔씩 동네 고양이들이 걸어가는 모습이 보이곤 했다.
여의도에서였나? 아마 증권사 건물 앞인가 이런 데 있는 조형물일 텐데, 미술책에 나오던 작품을 봐서 신기하다며 사진을 찍어두었던 듯하다.
이건 그 당시 남친이 군대에서 휴가를 나오며 가져왔던 맛스타. 지금 보니 캔이 다 찌그러져 있네... 양파맛 버디언 저게 맛있다면서 가져왔던 듯하다. 캔이 무거웠을 텐데 이걸 들고왔을 생각을 하니 우습기도 하고.. 이것도 되게 아껴먹었던 기억이 난다. 이 사진은 디지털카메라로 찍어 그런지 화질이 좋고 선명하네.
엄마가 성년의 날 선물이라고 보냈던 팔찌. 지금 보면 예쁜 디자인인데 그 당시엔 좀 어른스럽다고 생각을 해서, 백화점에 가서 아래의 팔찌로 교환했었다.
루미나리에가 한창 인기있던 시절이다. '빛의 축제~~' 하면서 이런 장식들이 있었는데, 요즘은 연말에도 이런 걸 특별히 안 하는 것 같네.. 이 때가 크리스마스 즈음인데, 데이트한다고 아주 얇은 코트와 니트만 입었다가 덜덜덜 떨면서 정말 금방 귀가했던 기억이다.
왜 찍었는지 기억은 잘 안 나는 강의실. 생긴 구조로 봤을 때 아마 204? 201인가?? 대충 그정도 될 거 같은데 기억이 잘 안 난다. 자리 맡기 폐해 근절하자 이런 기사를 썼던 기억이 나는데, 그때 이용하려고 사진을 찍었던 건지...? 가방이랑 노트로 자리 맡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수업 전에 줄 서 있던 학생들이 많이 있었다. 애들 참 열심히 살았네..
오징어게임에도 나왔던 별 모양 달고나. 보니까 꽤나 두꺼워서 성공하기가 쉬운 조건이었나보다. 성공이 기뻐서 사진을 찍은 듯.
아마도 학교.
정말로 흐릿한 사진. 아마 입실렌티 사진인 듯한데, 폰 화질도 안 좋은데 날까지 어두워서 정말 어디 교과서 같은 데 조그맣게 나와있는 사진처럼 보인다. 이 때 찍은 사진을 보면 누가 들고왔던 건지는 모르겠는데 악마 뿔 모양 머리띠를 한 사진도 있다.
마찬가지로 사람이 많구나~~ 하는 정도만 알 수 있는 경기장 사진. 이 때 꽤 심하게 체해서 돌아오는 길에 혼자 지하철역에 내려서 엄청나게 고생을 했던 것만 기억이 난다.
솟대 모양으로 꾸며두었던 하늘공원. 하늘공원이 그렇게 높이 있는 줄 모르고 굽 있는 롱부츠를 신고 갔다가 고생하고, 부츠 굽도 까져서 속상해 했던 기억이 난다.
고등학교 졸업 후, 친했던 친구와 함께 찾았던 카페. 지금 보니 무당벌레 모양 케이크가 꽤 귀엽네.
외가에 있던 나무들.
아마 단청이 예뻐서...? 창덕궁